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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수술복·진료복 입고 식당·카페로… '감염 불감증'

입력 : 2016-07-11 18:26:44 수정 : 2016-07-13 1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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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사태 후 1년 지났지만 기본적인 예방수칙도 안 지켜 / "특별한 제재 없어" 감염 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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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낮 12시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부근.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마다 성형외과와 치과 등 개인병원이 즐비한 이곳에서 점심시간이 되자 수술복이나 진료복을 입은 병원 직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병원복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사람만 1시간 동안 40명이 목격됐다. 2∼4명씩 무리를 이룬 이들은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카페에 들러 차를 마셨다. 막 카페에서 나온 한 병원 직원은 “수술복 차림으로 외출해도 괜찮으냐”는 물음에 “다들 일하던 복장으로 나오지만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병원감염’(병원 내에서 발생하는 감염) 문제가 불거져 사회적 논란이 됐던 사실을 벌써 잊어버린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입었던 가운으로 인해 주위환경이 오염되지 않도록 하며, 처치 후 환자 병실을 떠나기 전에 가운을 벗고 나와야 한다’고 규정한 보건복지부 ‘병원감염예방관리지침’도 무시했다. 이처럼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부주의 탓에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들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11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병원감염 관련 의료분쟁 접수건은 2012년 87건, 2013년 120건, 2014년 206건으로 크게 늘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애초에 의료분쟁 자체가 합의로 끝날 때가 많다”며 “특히 병원감염은 경로 확인이 어려워 드러나지 않은 사례까지 합치면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 병원의 경우 정부당국의 강제력이 미치기 어려워 감염 관리에 구멍이 뚫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현행 의료법은 ‘200병상 이상’ 병원 대상으로만 감염병 관리업무를 전담하는 감염관리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8일 점심시간 동안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부근 병원 밀집 지역에서 수술복, 진료복 등 복장을 한 직원들이 식사를 마친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남정탁 기자
환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소 병원에 입원 중인 일부 환자들은 환자복을 입은 채 거리를 활보하거나 음식점 등을 찾아 감염 우려가 높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강제는 아니지만 중소 병원용 감염관리지침을 제공하고 신청을 받아 교육지원 등을 하고 있다”며 “결국 병원장의 의지에 기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회에 발의된 ‘의료기관 내 물품 중 감염 우려 물품의 소지·이동을 금지’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의 입법화가 시급하다는 얘기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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