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폐기물 관리를 위해서는 자연환경의 자정 순환 능력의 범위에서 폐기물이 환경 내로 유입돼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폐기물 발생이 자연계 자정 능력을 훨씬 초과해 소각, 매립, 재활용 등의 처리 방법을 거쳐 환경이 용납할 수 있는 2차 폐기물과 오염물질을 배출토록 계획하고 있다. 현재 1회용품은 사용의 편의성으로 폐기물 발생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폐기물 관리 능력을 위협할 수준이다.
김승도 한림대 교수 환경생명공학 |
현재 1회용품의 원료는 주로 종이, 목재,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의 금속류로 구성돼 있다. 1회용품은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복합재질을 사용하고 물성을 높이기 위해 첨가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종이컵의 수분 흡수 방지를 위해 폴리에틸렌 코팅을 하고, 비나 눈 등에 대한 안정성 유지를 위해 전단지도 비닐 코팅을 하고 있다. 1회용품의 첨가제 중에는 환경호르몬인 포름알데히드, 비스페놀 A, 프탈레이트도 있다. 플라스틱류의 1회용품에 열을 가하는 과정에서 2차 물질로 환경호르몬이 생성 발현되기도 한다. 환경호르몬은 체외 화학물질로 호르몬과 화학구조가 유사해 호르몬 체계에 혼란을 일으켜 신체의 정상적인 내분비계 작용을 방해하는 물질이다. 그동안 플라스틱 재질의 1회용품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면서 사회문제가 됐고, 이로 인해 종이로 재질을 많이 변경했으나 종이류에 합성수지 코팅을 하거나 플라스틱 재질의 1회용품은 아직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포장재, 페트병 등의 플라스틱은 중합체(폴리머)로서 단위체가 반복돼 연결된 고분자의 한 종류로 안정된 구조로 인해 수백 년 이상 분해되지 않고 환경에 잔류하면서 피해를 가중시킨다. 무단 투기된 폐플라스틱과 폐비닐로 이뤄진 한반도 면적의 7배에 해당하는 북태평양의 쓰레기섬이 대표적이다. 폐플라스틱은 분해과정을 거쳐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화하고 생태계에 유입되며 먹이사슬을 통해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된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0조에서는 음식점, 목욕장, 백화점, 그 밖의 업종 사업자는 1회용품의 사용을 억제하고 무상으로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1회용품이 생분해성 수지제품인 경우에는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1회용품 사용 관련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연간 1인당 1회용 컵 사용이 2009년에는 387개였으나 2015년에는 504개로 6년 만에 30% 증가했다. 1인당 비닐봉투 사용은 2009년 357개였으나 2015년에는 414개로 6년 만에 16% 증가했다.
최근 환경부는 2030년까지 재활용률을 70%까지 올리고,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줄이는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 거기에는 과대 포장을 억제하고, 1회용품의 사용은 획기적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커피전문점의 1회용 컵 사용량을 35% 저감, 50% 재활용률을 2022년까지 달성한다고 했으나 컵 이외 1회용품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이려는 계획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잘 썩지 않는 플라스틱 1회용품에 대한 강력한 대책도 없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1회용품 사용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반면 프랑스는 비닐봉투 등 1회용품 제품 사용을 2020년부터 전면 금지할 계획이다.
과거 2008년에 규제 완화라는 명목으로 1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폐지했다. 환경 분야에 대한 규제 완화는 근시적 안목에서는 유리한 듯 보이나 이로 인한 환경 피해는 엄청난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초래하므로 향후 환경 분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겠다.
김승도 한림대 교수 환경생명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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