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도 걷기 좋은 서울을 만들기 위해 장애인들이 직접 1669㎞에 달하는 서울 시내 보도를 걷고 사각지대를 적발한다. 서울시는 장애인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시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전체 보도를 조사한다고 17일 밝혔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2인 1조로 구간을 나눠 걸으며 점자블록 등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을 종합 조사한다. 1개 자치구에 1∼2개 조가 배치돼 조별로 하루 2∼3㎞씩 걷게 된다. 조사에 참여할 비장애인은 시민 공모를 통해 선발한다.
전수조사는 2년마다 실시한다. 전체 보도 중 올해는 강북권(866㎞) 14개 구, 내년에는 강남권이 대상이다. 시는 8월까지 강북권 조사를 마무리하고, 9월부터 정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보행환경 개선 시 교통약자 이동 편의성을 종합 평가해 시범 사업지를 대상으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예산을 들인 만큼 교통약자가 실제 걷기 좋아졌는지 사후 검증하기 위해서다.
시각장애인과 휠체어 이용 장애인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점자블록과 ‘횡단보도 턱 낮춤’은 별도로 중점 정비한다. 올해 38억원을 투입해 1037곳을 정비하고 내년부터 2022년까지 364억원을 들여 1만곳을 추가로 손본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울 시내 점자블록은 중간에 가로수에 가로막히거나 빗물받이가 튀어나오는 등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최근 3년간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시각장애인의 점자블록 민원은 1672건에 달한다.
시는 아울러 장애인 복지관 주변 등 교통약자가 많은 16곳을 선정해 장애인과 함께 만드는 ‘무장애’ 보행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장애인, 전문가,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민관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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