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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공화국'이었나…단속 2개월 만에 585명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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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4-25 19:30:48 수정 : 2019-04-25 19: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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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사범 처벌, 치료 중심으로 전환돼야”

클럽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마약류 범죄와 관련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 경찰이 2개월여 동안 전국적으로 580여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거뒀다. 연예인, 재벌가는 물론 클럽 등 우리 주변에서 광범위하게 마약 범죄가 퍼져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다. 경찰이 마음먹기에 따라 마약 사범을 무더기로 검거할 수 있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마약 사범에 대한 재활 등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정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은 ‘마약류 등 약물 이용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지난 2개월 동안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1746명을 검거하고, 그 중 585명을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의 집중 단속은 클럽 버닝썬 등에서 마약류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 등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수사 대상에는 마약 투약 사범부터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 몰래 카메라 범죄 등이 망라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개월 동안 마약류 사범은 1677명 검거돼 이 중 566명이 구속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9%, 84.4% 증가한 것이다. 버닝썬 등 강남 클럽의 경우 버닝썬 대표 등 14명이 구속됐고, 각종 성범죄에 사용돼 논란이 된 소위 ‘물뽕’(GHB)을 인터넷에서 판 유통책 2명도 구속됐다. 연예인 로버트 할리, 박유천씨 등은 물론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손자 등 재벌가 3세들도 이번 단속 기간에 검거되거나 구속됐다. 마약 종류별로는 향정신성의약품 사범이 83.2%로 가장 많았고, 대마사범(14.8%)과 마약사범(2%)이 뒤를 이었다. 유형별로는 투약‧소지자가 75.8%였고, 판매책과 밀수책이 각각 22.8%, 1.4%로 나타났다. 경찰이 검거한 마약 사건에는 외국에서 물뽕이나 필로폰을 들여오거나 오피스텔이나 창고에서 대마를 재배한 이들도 있었다.

 

경찰은 아울러 채팅으로 만난 피해자를 모텔로 유인해 필로폰을 강제로 투약한 후 성폭행한 남성을 구속하는 등 약물 이용 성폭행 및 몰래카메라 유포 사범 69명을 검거해 1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번 집중 단속 결과는 수사기관의 의지에 따라 구속된 마약 사범이 전년 대비 259명 늘어날 정도로 광범위하게 마약이 퍼져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민간이 체계적으로 마약 중독자에 대한 재활교육을 실시하고 사법 처리도 치료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경현 삼육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은 마약과 관련해 법적으로 강하게만 처벌할 뿐 치료하는 시스템이 미비하다”며 “사회복지사, 심리학자 등이 초범이나 단순 마약 사용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미국처럼 처벌 아닌 재활 쪽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코올학과 교수는 “마약사범의 40%가 재범을 하고 있는 현실에서 유흥업소를 통해 마약이 퍼지고 있는 데 업주를 상대로 한 교육은 전혀 없다”며 “지방자치기관이나 경찰서가 유흥업소를 상대로 마약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면 확산되는 마약 범죄를 제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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