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협상 재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날(8일) 오후 방한한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2월에 이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닭 한 마리 식당’을 다시 찾아 저녁 식사를 했다는 소식이 9일 전해졌다.
이날 조선일보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45분쯤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8시쯤 광화문 인근에 있는 ‘닭 한 마리 식당’에서 포착됐다. 당시 저녁식사에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윌리엄 콜먼 대변인 등 주한미국대사관 관계자 8명도 함께한 자리였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비건 대표는 식당 가운데 테이블에 앉아 닭 한 마리 8인분과 부추전, 칼국수, 감자사리 등을 주문했다. 비건 대표와 일행들은 맥주 7병을 시켜 반주로 마셨다. 식당 측은 비건 대표 일행에게 호박전을 서비스로 제공하기도 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닭 한 마리’를 먹기 위해 식당을 미리 예약해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2월3일 그달 말 열리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핵 실무 협상을 위해 방한한 비건 대표는 평양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당일 밤에도 이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해서 화제가 됐다. 당시도 후커 한반도 보좌관과 함께였다. 이 소식은 조선일보 “美 비건, 평양 협상후 서울 첫 식사는 ‘닭한마리’”기사를 통해 알려졌다.
이 기사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그날 오후 11시쯤 이 식당에서 닭 한 마리를 주문해 칭다오 맥주를 곁들였다. 식당의 입구에는 현재까지 비건 대표가 식당을 찾았던 일을 소개한 이 지면 신문 기사가 붙어 있다.
비건 대표는 당시에도 협상단 일행과 인근에서 ‘치맥(치킨과 맥주의 줄임말)’을 하는 장면이 목격됐는데, 식당 관계자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는 등 영어단어의 채식주의자를 의미하는 비건(Vegan)과 발음이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닭 사랑’을 몸소 실천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편 이날 외교가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방한 기간 동안 청와대를 방문하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및 김연철 통일부 장관 예방,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북핵 수석대표협의를 한다. 또한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열어 대북 식량 지원 등 인도적 문제에 집중 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또한 비건 대표는 국내 대북 전문가들과 만나 북한의 정치·경제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눈 후 오는 11일 워싱턴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