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가을 축제에서 각광받고 있는 외래식물 핑크뮬리(Pink Muhly Grass)가 전국에 걸쳐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토종식물에 미치는 유해성은 물론이고 그 자체로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형국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20일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조성한 핑크뮬리 군락지만 11만2000여㎡로 축구장의 15.7배에 달한다.
5년 전 제주도에 처음 상륙한 뒤 급속도로 퍼지면서 관심 외래식물로 분류됐다.
핑크뮬리는 바람이 불면 머리카락을 날리듯 분홍빛깔이 물결치는 모습이 장관을 이뤄 큰 인기를 끌었고, 이에 전국적으로 넓게 심어졌다.
지난해 10월 기준 서울과 부산, 대전 등 핑크뮬리 정원을 만들었거나 추진 중인 지자체는 10곳이 넘는다.
개인이 직접 수입해 심은 것까지 고려하면 국내 핑크뮬리 재배 면적은 이보다 훨씬 넓을 것으로 보인다.
핑크뮬리의 정식 명칭은 핑크뮬리 그래스다. ‘뮬리’는 처음 이 식물을 발견한 사람의 이름에서 따왔다.
북아메리카 원산 벼과 식물로 미국 중·서부가 원산지이다. 키 작은 억새처럼 보이는 쥐꼬리새속’로 우리말 이름은 분홍쥐꼬리새다.
높이 30~90㎝ 수준으로 자란다.
잎은 녹색으로 길고 납작한데, 빽빽하게 덩어리로 뭉쳐 자라는 특성이 있다. 폭은 60~90㎝다. 긴 녹색 잎은 여름에 자라기 시작해 가을에 꽃이 핀다. 꽃은 길게 꽃차례를 이루며 만발한다. 색은 분홍 또는 자주, 보라다.
전문가들은 핑크뮬리가 유해종이 아닌 만큼 당장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핑크뮬리가 국내와 기후와 환경이 다른 곳에서 자란 외래식물일 뿐만 아니라 생명력이 강해 국내 토종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파악되지 않은 탓이다.
국립수목원 임업연구사인 손동찬씨는 MBN에 “성장도 빠르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산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아직 별도의 관찰을 하고 있지 않지만, 위해성이 큰 것으로 드러나면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정밀 조사를 거쳐 연말쯤 위해성 등급을 매길 예정이다.
이 같은 핑크뮬리의 위해성 우려에도 올가을 역시 그 군락을 자랑하는 지자체 행사는 계속될 예정이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