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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공원서 급감한 매미…원인은 식용?

입력 : 2020-09-01 14:21:12 수정 : 2020-09-01 15: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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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를 잡지 말라'는 내용의 안내문. 도쿄 등 수도권 일부 공원에 유사한 내용의 안내판이 붙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NHK

 

일본의 한 공원에 ‘식용 목적으로 매미 등의 대량 포획을 삼가해 달라’는 주의 사항이 게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NHK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주의 사항은 일본 도쿄 스기나미구의 공원 관리자가 게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미가 사라지기 시작한 건 지난달 8월 초쯤부터다.

 

공원은 평소 지역 주민들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던 곳으로 최근 여름방학을 맞아 곤충채집 하는 어린이들이 몇몇 있었지만 주의문구에 게재된 내용처럼 먹거나 대량으로 잡는 일은 없었다.

 

구 조례에는 ‘각 공원에서 곤충 등의 생물을 잡거나 죽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어린이들이 놀이 삼아 한 두마리 잡는 건 금지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8월 초 매미가 한창 나타날 때쯤부터 매미를 대량으로 잡는 사람이 있다는 민원이 접수되기 시작해 급기야 안내문이 내걸렸다.

 

구 공원 담당자에 따르면 이같은 안내문이 걸린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전해졌다.

 

◆각지서 주의, 호소문 게재…원인은 식용?

'매미 칠리'라는 요리. 붉은 고추와 토마토를 주원료로 만든 칠리소스에 매미 애벌레를 넣어 만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NHK

‘식용 목적으로 매미를 잡지 말라’는 안내문은 이곳 외에도 일본 도쿄 아라카와구와 인근 사이타마현 가와구치시 등에서도 게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스터리한 매미실종 사건이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 전해지자 “누가 매미를 먹나?”라며 놀라움을 드러낸 글이 이어졌다.

 

매미를 식용으로 잡는 게 일반적이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에 따르면 “매미의 맛은 아는 사람은 안다”고 한다.

 

‘곤충 음식 보급 네트워크’ 우치야마 쇼이치 이사장은 “매미는 맛있는 곤충”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매미 맛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털매미’는 튀김으로 먹을 경우 털·껍질까지 섭취가 가능해 먹기 편하고 살코기 맛에 가깝다고 한다. 말매미는 식감이 크고 단단한 특징을 보인다.

 

그는 매미 애벌레를 칠리소스와 요리해 먹는 걸 추천했다. 그는 “매미 애벌레는 곤충요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식용을 위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그는 “곤충 몸에 기생충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불에 익히거나 수 분간 끓인 후 먹어야 한다”며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곤충을 먹어서는 안 된다. 특히 죽은 곤충은 병균 또는 농약 성분이 있을 수 있어 절대 식용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공원서 급감한 매미...누가?

 

한편 매미의 대량 포획을 두고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는 “외국인이 매미를 잡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실제 중국에서는 매미 튀김이 간식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우치야마 씨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에서 식용을 목적으로 한 수요가 있다”고 했지만 외국인이 매미를 잡았다는 근거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되레 현지에서 곤충 요리 전문점이나 요리 모임 회원 등이 식용을 목적으로 매미를 잡았을 경우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일본에서는 이들 미식가를 대상으로 한 곤충 자동 판매기를 비롯해 레스토랑 등 이른바 ‘곤충 음식 시장’이 속속 생겨났는데 이들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매미를 대량으로 잡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귀뚜라미, 메뚜기, 땅강아지 등을 파는 곤충 자동 판매기. 일본 도쿄도 나카노구에 설치돼 있다. 주로 여성이 구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NHK

식용 곤충을 연구하는 야마구치 대학원 이우 요시히토 교수는 “곤충은 항산화 작용이 강하다”고 설명한다. 다만 “곤충의 어떤 성분이 건강 증진에 작용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아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일부에서 특별한 경험 또는 호기심 등으로 매미 등의 곤충을 잡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위해 무분별 한 채집 등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치야마 이사장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곤충은 인간이 먹어 온 가장 친숙한 음식 중 하나”라고 한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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