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들의 불법 반입 시도가 통관 단계에서 들통난 가운데, 그중에는 자신보다 몸집이 몇 배는 큰 악어나 뱀도 죽일 수 있는 ‘사탕수수 두꺼비’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우려를 안겼다.
인천본부세관은 수입 외래생물에 대한 안전성 집중검사를 통해 환경부 허가를 받지 않은 생태계 위협생물 173개체의 불법 반입 시도를 적발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생물은 맹독성 사탕수수 두꺼비, 악어, 아나콘다 등이었다고.
일명 ‘괴물 독두꺼비’라고 불리는 사탕수수 두꺼비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최악의 침입 외래종’으로, 맹독을 내뿜는 독 분비샘을 보유해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목숨을 쉽게 해칠 수 있는 개체다.
사탕수수 두꺼비의 몸길이는 평균 10~15㎝ 정도이지만, 호주에서는 무려 20㎝나 되는 거대한 개체도 발견된 바 있다.
앞서 1930년대 호주 정부는 사탕수수 농사를 해치는 딱정벌레를 박멸하기 위해 이들의 천적인 사탕수수 두꺼비를 하와이에서 들여왔으나, 치명적인 독으로 천적의 개체 수마저 감소시키는 두꺼비의 번식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결국 현재 오세아니아 대륙에서는 약 2억 마리의 사탕수수 두꺼비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탕수수 두꺼비의 평균 수명은 25년이며 이들은 염분을 견딜 수 있어 바닷가에서도 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양서류를 잡아먹는 뱀조차도 이들을 위험한 먹이로 인식해 사냥을 피하기 때문에 자연 속에서 이들은 무법자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호주에서는 사탕수수 두꺼비 여러 마리가 폭우로 불어난 호수의 물을 피하기 위해 기차에 몸을 싣는 것처럼 비단뱀 위에 올라탄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이렇듯 위험한 사탕수수 두꺼비를 몰래 들여오려는 움직임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최초로, 김수환 국립 생태원 외래생물연구팀 박사는 “독 두꺼비, 악어와 같은 이색적 애완동물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이들이 암암리에 불법 거래될 경우 국내 생태계에 매우 위협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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