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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우리생물] 겨울을 맞이하는 꽃 ‘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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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21 23:34:51 수정 : 2021-10-21 23: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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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고, 해가 짧아져 어둠이 빨리 찾아오는 10월이면 식물들은 한 해를 보내기 위해 잎을 노랗게, 빨갛게 물들이고, 익은 열매가 바람에 날리거나 땅에 떨어진다. 하지만 이 시기에 오히려 잎을 더욱 푸르게 만들고 노란색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는 꽃이 있다. 들국화나 개국화로 알려진 ‘산국’이다.

산국은 산에서 자라는 국화라는 뜻으로,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 넓게 분포한다. 줄기는 가지가 갈라지고, 높이가 100∼150cm에 이르며 잎은 넓은 난형으로 끝이 5갈래로 깊게 갈라진다. 식물체 전체에 짧은 털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감국과 산국을 혼돈하기도 하는데, 산국은 꽃의 지름이 1cm에서 1.5cm 정도이고 진한 노랑색을 띠는 반면 감국은 2.5cm 정도이고 연한 노란색이다. 산국의 꽃은 진정, 해독, 소종(종기나 상처 치료)의 효능이 있어 두통이나 현기증 치료 등 약용이나 술을 담그는 데 향료로 쓰이기도 하고 어린순은 나물로 먹기도 한다.

단맛이 있는 감국에 비해 산국은 쓴맛이 강하긴 하지만 차로도 많이 이용한다. 이맘때 산국차를 만들기 위해 들판의 꽃을 따는 나들이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산국 꽃을 하나씩 따서 깨끗이 헹구고, 살짝 데친 후 음지에서 말리면 산국 차가 된다. 뜨거운 물에 꽃잎을 우려내 차로 마시면 향기가 좋다.

늦은 가을 들판에는 산국 외에도 꽃향유, 향유, 산부추, 갯쑥부쟁이 등의 꽃들이 핀다. 이 시기에 피어나는 꽃은 겨울이 오기 전에 곤충들로부터 수분을 받기 위해 진한 빛깔의 꽃잎과 짙은 향기로 서로 경쟁하는 것 같다.

급작스러운 추위에 옷을 든든히 차려입고 쌀쌀해진 늦가을, 우리의 소중한 자생식물 ‘산국’을 차로 우려내어 마셔보는 것이 어떨까. 코끝에 맴도는 산국 향이 하루를 즐겁게 해줄 것이다.


남기흠,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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