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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병 아내 살해 뒤 한강 뛰어든 부자…“죽여달라 부탁”

입력 : 2025-03-05 20:32:36 수정 : 2025-03-05 20: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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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남편‧50대 아들, 80대女 살인혐의 입건
“아내이자 어머니 살해” 자백…‘생활고’ 진술

간병하던 아내이자 어머니를 살해한 뒤 한강에 뛰어든 아버지와 아들이 오랜 기간 생활고를 겪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10년간 간병인 없이 직접 돌봄을 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경기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주거지(왼쪽)에서 아내이자 어머니를 살해한 뒤 서울 한강공원에 투신한 80대 남성과 그의 50대 아들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MBN 보도화면 캡처

 

5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살인 및 존속살인 혐의로 80대 남성 A씨와 그의 50대 아들 B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전날 오전 10시쯤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아내이자 어머니인 80대 여성 C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후 같은 날 오후 8시20분쯤 이들은 서울 송파구 잠실한강공원에서 한강으로 함께 뛰어들었다. 이를 목격한 행인이 119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이 부자를 구조했다.

 

구조 직후 이들은 현장에서 “아침에 아내이자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을 확인한 뒤 이들을 긴급 체포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C씨와 함께 거주했으며, C씨는 10년 전부터 건강 악화로 거동이 불편했다. 보호사나 간병인은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와 B씨는 경찰 조사에서 “C씨를 간병하며 살아왔고, 최근 주거 문제 등 생활고를 겪으며 힘들어하던 중 C씨가 죽여달라고 해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현재까지 C씨의 사인은 목졸림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 시신에서 반항 흔적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돌봄 지원 공백 상황에서 발생한 ‘간병 살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간병에 지친 간병인이 피간병인을 살해하는 간병 살인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1심 판결이 나온 가족 간병 살인 혹은 미수 사건은 총 28건으로 전해진다. 대부분 피고인들이 생활고를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달 말기암 투병 중인 아내의 병원비 마련이 어렵자 살해한 70대 남편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1월에도 치매를 앓던 부인을 혼자 돌보다 살해한 80대 남편에게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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