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요리 식당서 56명 식중독 증세
전통 화과자로 99명 설사·구토 호소
한국 관광객, 손씻기 등 위생 주의
최근 일본 전역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본식 코스요리부터 도시락, 과자 등을 먹고 수십에서 수백 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이거나 심지어 사망자까지 발생하고 있어 일본 여행 시 관광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NHK,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 기후현 기난초에 있는 배달도시락 업체가 만든 도시락을 먹은 40대 남성이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다 지난 1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남성의 대변에서는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업체의 도시락을 먹고 건강 이상을 호소한 사람도 현재까지 32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해당 업체의 영업을 금지하고 위생관리 문제 등 자세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달 초 나가노현 이즈나초에서도 도시락을 먹은 후 35명이 메스꺼움과 발열을 호소했다.

오사카부 나가노시에서는 지역 미쉐린 가이드에 오른 적 있는 일본식 코스요리 ‘가이세키’ 전문점에서 지난달 초와 말 두 차례에 걸쳐 요리와 도시락을 먹은 56명이 설사와 구토 등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조사 결과 해당 가게의 요리사 7명 중 6명에게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돗토리현 요나고시의 한 전통 과자 판매점에서는 딸기 찹쌀떡 등을 먹은 99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보건소는 일부 환자와 매장 직원에게서 노로바이러스를 확인해 영업 정지 처분을 내렸다.
통상 노로바이러스는 늦가을부터 이듬해 초봄까지 유행한다.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거나 감염자의 비말 등을 통해 전파된다.

감염되면 잠복기를 거쳐 12~48시간 내에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복통, 미열, 전신 불쾌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환자는 별도의 치료 없이 회복되지만, 면역을 유지하는 기간이 짧아 과거에 걸렸던 사람도 재감염될 수 있다.
예방 백신이 없는 만큼,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깨끗이 씻는 게 권고된다. 식재료는 흐르는 물에 세척해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익힌 뒤 섭취해야 한다.
일본에서 노로바이러스 등 감염성 위장염 사례가 급증하면서 국내 여행객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엔데믹 이후 일본은 한국인의 인기 여행지 1위를 꾸준히 고수해왔다. 법무부의 내국인 출국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 83만명이었던 일본 방문객 수는 올해 1월 방학 성수기 등의 영향으로 93만명을 돌파하며 전년 동월 대비 11.9% 증가했다.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증편과 신규 취항으로 올해 삼일절 연휴에도 일본을 찾은 국내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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