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간판을 내려놓은 지 올해로 10년이다. 방송국의 스튜디오 조명이 꺼진 자리에서 김소영이 손에 든 것은 마이크가 아니라 서울 당인리 골목 서점의 재고 장부였다. 퇴직금 3000만원이라는 단출한 시드머니로 시작해, 서울 합정동과 경기 수원 광교의 책방을 거쳐 뷰티와 웰니스 영역으로 판을 넓히기까지. 지난 10년의 시간은 방송인 김소영의 가벼운 외도가 아니라 한 인간이 바닥에서부터 버텨낸 질긴 마라톤이었다.돌이켜보면 그의 선택은 늘 안전지대
2004년 1월 하와이 호놀룰루 와이알래 컨트리클럽.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 2라운드 18번 홀 그린 주변이 한 소녀를 보려는 갤러리로 빼곡했다. 코스 곳곳의 선수들까지 소녀의 스코어를 물었다. 메이저 챔피언 출신 폴 에이징어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카트 운전도 못 할 나이의 아이가 여기서 겨루고 있다니.” 키는 180㎝가 넘었다. 남자 선수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체격이었다. 하지만 앳된 얼굴은 영락없는 14세 중학생이었다. 소
6000선 안착을 시도하던 코스피가 다시 5700대까지 내려앉았다. 전날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실적 부진과 인공지능(AI) 투자 관련 우려에 주가가 내려앉으며 시가총액 669조원이 증발해버렸고 이로 인해 뉴욕증시도 일제히 하락마감했다. 그 여파로 이날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급락을 이어가며 6000선 회복에 실패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3.48(206.92포인트)% 하락한 5730.74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코
선 넘는 가해자 못 막는 접근금지… 처벌 강화도 하세월 [심층기획-가장 가까운 가해자, 관계성 범죄]“가해자에 대한 강한 접근 제재와 처벌만이 재범을 예방할 수 있겠죠. 가해자는 구속도 안 된 채로 재판은 길어지고 불안한 상태만 지속되는 게 저(피해자)의 삶이에요.” 스토킹 피해자 김모(41)씨는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 제도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강력한 처벌과 접근 제재가 필요하다고 29일 말했다. 김씨는 동거남의 폭행과 재물손괴를 경험하고 거주지를 여러
관계성 범죄와 전쟁 선포하더니… 되레 지원 예산 삭감한 정부 [심층기획-가장 가까운 가해자, 관계성 범죄]정부가 관계성 범죄에 전쟁을 선포한다는 각오로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내년도 가정폭력·스토킹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사업은 올해 대비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30년 만에 국고 보조율이 대폭 조정돼 현장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성평등가족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 성평등부 예산안을 보면 ‘가정폭력·스토킹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사업은 4
[설왕설래] 여성 징병제 덴마크는 지난 8월3일(현지시간)부터 군 복무기간을 기존 4개월에서 11개월로 늘리고, 남성을 넘어 18세 이상 여성까지 징병제를 확대했다. 이로써 덴마크는 2015년 노르웨이, 2019년 스웨덴에 이어 유럽에서 3번째로 여성 복무를 의무화했다. 복무 기간 연장과 여성 징집은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날로 커지는 러시아의 위협을 염두에 둔 조치로
[기자가만난세상] ‘북향민’ 명칭 변경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이 동의하지 않는 명칭 변경은 일제시대 창씨개명을 강요하는 것과 같습니다.” 북한이탈주민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통일부가 북한이탈주민을 ‘북향민’으로 부르는 데 재차 반대 의견을 냈다. ‘북한이 고향인 사람이란 의미의 북향민은 이탈보다 출신이 강조돼 강제송환금지 원칙에 대한 설득력을 약화할 수 있다
[세계와우리] 공부 안 하는 사회, 그 외교능력 보통사람들에게 태극기와 애국가는 ‘우리는 하나’라는 징표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심하게 갈라져 있다. ‘암살자(들)’이라는 영화 한 편이 또 우리 사회를 분열시켰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문화권력의 ‘후안무치’한 민낯을 드러냈다. 미국과 유럽의 역사소설과 역사영화에는 수많은 공적·사적 사료와 당사자 또는 관련자의 인터뷰가 녹아 있다. 그래서 역사적 사실
[강영숙의이매진] 읽지 못한 책 최근에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갔다. 그분은 원래 어렸을 때부터 폐렴을 자주 앓았고 평생 폐 건강을 걱정하며 살아온 분이다. 분위기가 안 좋으면 어쩌나 걱정을 하면서 갔는데 병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병원 앞에서 산 주스 상자를 놓을 곳이 없을 정도로 침대 주변에 책이 많았다. 비좁은 6인실 한 자리에 자연스럽게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