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같은 히트곡·앨범 남기고…팝의 황제, 천상으로 ‘문워크’

마이클 잭슨 자택서 심장마비死…전세계 팝송 팬들 슬픔에 잠겨

검정 선글라스와 발목이 드러나는 짧은 바지, 검은 구두에 흰 양말, 흰 장갑 차림으로 미끄러지듯 무대 위를 걷는 ‘문워크’(Moonwalk)의 주인공이 전설 속으로 사라졌다. ‘팝의 황제’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이클 잭슨(50·사진)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세계 팝송 팬들은 슬픔에 잠겼다.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긴급뉴스로 잭슨의 사망소식을 전하자 잭슨이 잠들어 있는 UCLA메디컬센터와 그의 로스앤젤레스 자택, 할리우드 주변에는 애도의 발길이 밤늦도록 끊이지 않았다.

CNN과 ABC NBC 등 미국의 주요 방송들은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잭슨의 사망뉴스를 긴급편성했으며, MTV는 잭슨의 전성기 때 공연장면을 담은 화면을 잇달아 내보냈다.

잭슨은 내달 13일부터 영국에서 50회에 걸쳐 진행되는 최대 규모의 컴백 콘서트를 준비했으며 이를 위해 맹렬히 연습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컴백 콘서트가 “마지막 커튼 콜”이 될 것이라는 그의 말이 팬들에게는 ‘마지막 인사’가 됐다.

잭슨은 1982년 기존의 팝송과 전혀 다른 ‘스릴러’ 앨범을 발표하면서 팝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1983년 음반회사 ‘모타운’이 창립 25주년을 맞아 스타들을 대거 초청한 축하공연행사에서 그의 ‘상징’이 된 문워크 댄싱을 선보였다. 뒤로 미끄러지듯 걸어가던 그가 ‘빌리진’ 장단에 맞춰 손가락을 곧추세우고 몸을 갑자기 꺾다가 재기를 차듯 발길질하는 춤을 선보이자,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그래미상을 받은 13개 넘버원 싱글, 7억5000만장의 앨범 판매 등 명실상부한 ‘팝의 황제’에게도 삶의 굴곡은 깊었다. 그는 1994년 전설적인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딸 리사 마리 프레슬리와 결혼, 화제를 뿌렸으나 2년 만에 파경을 맞았고 1997년 간호사 데비 로와 재혼해 두 명의 아이를 낳고 이혼했다. 1993년에는 아동 성추행 혐의로 구설에 올랐고 2003년에는 14세 소년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됐으나 재판에서 무죄평결을 받았다.

AP통신은 이날 잭슨이 LA 자택에서 심장박동정지 증세를 보인 후 LA소방국 응급구조팀이 낮 12시30분쯤 잭슨을 UCLA 메디컬센터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보도했다. LA카운티 검시소는 잭슨이 오후 2시26분(미국 서부시간)쯤 사망했다고 확인했으나 구체적 사망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용걸 기자 [e-mail]